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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맛

치맥과 K-BBQ :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세계를 사로잡는 이야기

by Storyteller Joo 2025. 9. 24.

 

밤이 깊어도 환한 불빛 아래서 웃음소리와 치킨 냄새가 퍼져 나간다. 한국에서 치킨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다. 여기에 맥주가 더해져 '치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세계인들에게도 한국의 생활 방식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삼겹살 역시 마찬가지다. 불판 위에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고, 상추에 쌈을 싸서 입에 넣는 경험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즐기는 한국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이 모든 것들이 지금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문화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치맥 K-BBQ 한국인의 소울푸드 치킨 삼겹살

 

한국식 치킨의 매력: 7조 5천억 시장의 주인공

 

한국 치킨은 정말 특별하다. 바삭한 튀김옷과 다양한 소스로 차별화되는 이 음식은 이제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7조 5천억 원에 달한다. 이는 2016년 4조 9천억 원에서 불과 5년 만에 50% 이상 성장한 놀라운 수치다.

 

한국 치킨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70년대 전기 튀김기가 보급되면서 본격적인 대중화가 시작됐다. 간장, 양념, 마늘, 파 치킨까지 다양한 맛으로 한국인의 취향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그런데 정작 놀라운 것은 해외 매체들이 한국을 '치킨 공화국'이라고 칭하며 '한국식 치킨이 KFC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라고 보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4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K-치킨이 16.5%로 해외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한식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K-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이 발표한 작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외식메뉴 소비 트렌드에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를 끈 외식메뉴 거래건수 1위가 바로 치킨이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속 치맥 장면이 해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처럼, 이제 치킨은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강력한 매개체가 되었다.

 

삼겹살과 K-BBQ: 직접 구워 먹는 즐거움의 발견

 

삼겹살은 한국인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주말 저녁이면 삼겹살집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는 모습을 보면 이 음식이 한국인의 삶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불판에서 고기를 구워 상추와 마늘, 쌈장을 곁들여 먹는 방식은 한국만의 독특한 식문화를 보여준다.

 

외국인들에게는 이런 직접 구워 먹는 체험이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K-BBQ는 이제 한국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되었고, 전 세계 돼지고기 요리 톱 10에 삼겹살이 9위에 진입할 정도로 글로벌한 인정을 받고 있다. 해당 매체에 올라온 외국인들의 후기를 보면 이들의 반응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파티할 때 맥주와 먹으면 딱이다', '내가 식당에서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한국관광공사의 '데일리케이션' 조사에서도 외국인 2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식(음식)' 영역에서 K-BBQ(삼겹살)이 20.2%로 전통 한식과 동일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 K-콘텐츠를 통해 접한 일상적인 한국 음식들에 외국인들이 특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음식 삼겹살과 김치 치맥과 함께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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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나가는 치맥과 K-BBQ: 문화가 된 음식들

 

치맥 페스티벌이 대구에서 시작해 글로벌 이벤트로 성장한 과정은 한국 음식 문화가 세계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2013년 처음 개최된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누적 관람객 100만 명 이상을 유치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대구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크게 기여했다.

 

2025년에는 7월 2일부터 6일까지 닷새간 100만 명이 넘게 몰려 대구의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 이 축제는 단순한 식음 축제를 넘어 공연, 전시, 체험, 글로벌 교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치맥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플랫폼이 되었다. 해외 관광객도 눈에 띄게 늘어 700여 명의 해외 단체 관광객이 치맥을 즐기며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BBQ는 미국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수억 달러를 국내로 끌어들이고 있고, 네네치킨은 호주에서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열풍의 선두 주자로 달리고 있다. 교촌치킨, BHC, 굽네치킨 등 주요 브랜드들도 동남아, 북미, 중동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로운 음식 문화의 창조: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시대

 

한국의 치킨과 삼겹살 문화도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K-BBQ 테마 미식관광축제 '서울바비큐페스타'를 개최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구이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글로벌 미식 관광 축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축제들은 국내외 관광객에게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하며 한국 음식 문화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음식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막걸리 바와 소주 칵테일 전문점에서 치킨을 안주로 즐기는 문화, 다양한 맥주와 치킨을 페어링 하는 문화 등이 그것이다. 홍대, 강남 등지에는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주점들이 생겨나면서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 치킨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업체들은 해외 진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팝, K-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한국식 치킨'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함에 따라 동남아시아, 미주 등에 신규 매장을 확대하면서 K-치킨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문화가 된 음식, 음식이 만든 문화

 

치킨과 삼겹살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를 담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치맥과 K-BBQ는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삶을 경험하게 하는 가장 맛있는 통로가 되었다. 이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한식 하면 떠오르는 메뉴'로 김치(40.2%) 다음으로 K-치킨(16.2%)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한국의 음식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우리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친구들과 둘러앉아 치킨을 뜯으며 맥주 한 잔 기울이는 순간, 가족들과 함께 불판 앞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시간들이 이제는 전 세계인들이 동경하는 한국의 문화가 되었다. 작은 치킨 한 마리, 삼겹살 한 근이 만들어낸 이 아름다운 변화를 지켜보는 일이 참으로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