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항상 비슷한 질문을 하게 됩니다.
“지금 한국 대중문화는 정말 어디까지 와 있을까?”
올해 여러 포럼과 보고서가 나왔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들어온 건 K-컬처 트렌드 2026 포럼이었습니다.
단순한 전망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관찰된 변화들이 정리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 핵심 헤드라인 5개
- 'K-컬처 트렌드 2026 포럼', 9월 26-2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성황리 개최, 5개 세션 운영 완료
- 대중음악 분야 MVP,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 선정
- 웹툰 산업, AI 활용 확대와 중년 독자층 확대가 주요 트렌드로 부상, '미래의 골동품 가게' MVP 선정
- 영화계, 극장 산업 위기 속 영화관 재정의 와 한류 4.0 시대 대응 전략 논의
- 드라마·예능, K-드라마 주권 강화와 숏폼 콘텐츠 성장, OTT 편성 변화가 핵심 이슈로 제기
이 포럼의 흥미로운 점은, 특정 장르 하나의 유행을 짚기보다
드라마·영화·K-POP·웹툰·AI까지 공통으로 흐르는 구조적 변화를 보여줬다는 데 있습니다.
읽으면서 느낀 건, 이제 ‘장르별 트렌드’보다
‘플랫폼과 기술이 문화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보는 게 더 중요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드라마·영화·예능 업데이트
K-드라마 주권 시대의 도래
이번 포럼에서 가장 주목받은 키워드는 'K-드라마 주권'이었습니다.
안숭범 경희대 교수, 김교석 TV칼럼니스트, 김선영 드라마평론가, 안진용 문화일보 기자가 참여한 드라마·예능 세션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립적 지위를 확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지방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증가와 소시민·여성 중심 서사의 확산이 주요 트렌드로 제시됐습니다.
이는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역적 배경과 서민적 삶을 다루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숏폼 드라마의 급속한 성장
숏폼 드라마의 성장이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제작비 절감과 다양한 수익화 구조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분야는 전통적인 긴 호흡의 드라마 제작 방식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OTT 편성 변화도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습니다.
플랫폼별 차별화 전략이 심화되면서 콘텐츠 기획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서 플랫폼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제작이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숏폼 드라마의 성장이 단순한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느꼈습니다.
제작비 문제 때문이 아니라,
이미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호흡’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영화계의 구조적 전환점
정민아 성결대 교수와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가 주도한 영화 세션에서는 극장 산업 위기 속에서 영화관의 재정의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관객 감소와 OTT 확산으로 기존 극장 중심 배급 모델의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국제 영화제의 변화와 한류 4.0 시대의 흐름도 집중 조명됐습니다.
글로벌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국내 시장의 지속가능성 확보가 과제로 제기됐습니다.
K-POP 업데이트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현상과 가상 아이돌의 부상
올해 대중음악 분야 MVP로 선정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는 K-POP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조일동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 등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창작 방식이 음악 산업 권력 구조를 바꿀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가상 아이돌의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았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버추얼 아이돌 발표 등을 예로 들며, 기술적 구현은 가능하지만 실질적 콘텐츠 제작 역량이 핵심 관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AI와 인간 창작의 경계 재정의
AI 음악 저작권 문제가 업계의 핵심 화두로 부상했습니다.
인공지능과 인간 창작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하며, 창작자의 정체성 자체를 다시 묻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한류 2막과 중국 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도 논의됐습니다. 기존 한류 시장의 성숙화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K 없는 K-POP 시대의 도래
김영대 평론가는 "K 없는 K-POP은 이제 멈출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인이 아닌 멤버로 구성된 글로벌 K-POP 그룹이 늘어나는 현상을 주목하며, K-POP의 본래 목표인 세계화와 현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시·미술 & 작가(출판) 업데이트
웹툰 산업의 기술적 진화와 독자층 변화
김소원 경희대 교수, 박석환 재담미디어 이사가 주도한 웹툰 세션에서는 AI 활용 확대가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지목됐습니다.
콘티 제작, 채색 보정, 배경 생성이 자동화되면서 창작자의 노동은 오히려 더 세밀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독자의 고령화로 인한 장르 재편도 주목할 변화입니다. 무협, 19금 로맨스, 하이퍼리얼리즘 등이 올해 주요 트렌드로 부상했으며, '화산귀환', '참 교육' 등과 함께 '미래의 골동품 가게'가 웹툰 MVP로 선정됐습니다.
중년 독자층 확대와 유통 구조 변화
중년 독자층의 확대가 웹툰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10-20대 중심에서 30-40대까지 확장되면서 콘텐츠 소재와 스토리텔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통 구조의 변화도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플랫폼별 독점 연재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작가들의 선택권과 수익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웹툰 독자층의 고령화는 숫자보다 상징성이 큽니다.
웹툰이 더 이상 ‘젊은 세대의 서브컬처’가 아니라
주류 서사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문화기술 & AI 업데이트
기술과 예술 융합의 새로운 지평
올해 새롭게 신설된 문화기술&AI 세션에서는 신보슬 토탈미술관 큐레이터, 정해운 닷밀 대표, 손미미 미디어 아티스트가 참여해 기술과 예술의 융합 가능성을 논의했습니다.
AI 시대 문화예술의 확장 가능성이 집중 조명됐습니다. 창작 도구로서의 AI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예술가의 역할과 창작 과정 자체가 재정의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왜 중요?
이 시점에서 K-컬처 트렌드 2026 포럼의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AI와 플랫폼 영향력 확대가 모든 세션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확인됐습니다.
대중음악부터 웹툰, 영화, 드라마까지 전 분야에서 기술 혁신과 플랫폼 생태계 변화가 콘텐츠 제작과 유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둘째, 장르 융복합과 콜라보레이션의 중요성이 재확인됐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 사례처럼 음악, 애니메이션, 콘텐츠 IP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창작물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셋째, 전문가들은 학계·비평계·저널리즘·제작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변화를 목격하는 14인으로 구성됐습니다.
현장의 감각을 담으면서 동시에 장기적 구조를 읽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의 논의 내용은 12월 출간 예정인 단행본 『K-컬처 트렌드 2026』에 종합 정리돼 업계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Sources
- 경기콘텐츠진흥원 'K-컬처 트렌드 2026 포럼' (9월 26-27일, 수원컨벤션센터)
- 뉴시스 'K컬처 트렌드 2026 포럼' 성료 보도 (10월 1일)
- 컬처코드연구소·경희대 K-컬처·스토리콘텐츠 연구소 공동 주관
- 미다스북스 'K-컬처 트렌드 2026' 단행본 발간 예정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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